밥값 아껴도 커피는 호황…직장 복귀·폭염 등 영향
#.LA한인타운에서 일하는 이해준(42)씨는 출근 길 회사 인근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커피 한잔 가격은 올해 봄 3.99달러에서 꾸준히 올라 4.75달러로 한 달이면 100달러 정도 쓴다. 이씨는 커피값에 쓰는 돈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김수아(34)씨는 인플레이션으로 외식과 마켓 비용을 줄였지만 일주일에 2~3번 아이스라떼와 페스트리에 11달러를 지출한다. 김씨는 팬데믹 시대 제한된 생활에서 ‘나를 위한 작은 선물’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소비자들이 외식을 빠르게 줄였지만 커피 지출은 줄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LA한인타운 엠코 커피전문점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매출이 최근 30% 증가했다”며 “주말 경우 고객이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최근 100도가 넘는 폭염 날씨도 커피 매출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알키미스트 커피 프로젝트는 “날씨에 따라 매출 변화가 있지만 최근 뜨거운 날씨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콜드브루 아이스메뉴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팬데믹으로 집에 머물던 사람들이 코로나19 확진자 수치가 완화되면서 커피숍과 빵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도 커피전문점 호황에 한몫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이시아씨는 “한인타운은 커피숍으로 둘러싸여 있다”며 “애완견과 산책하면서 어디에서나 쉽게 커피숍을 들리고 그곳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서비스 제공업체인 래보뱅크에 따르면 6월초 레스토랑에서 소비자 지출은 1년 전보다 3.1%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커피숍과 베이커리 카페에서 지출은 1.9% 증가했다. 전국커피협회(NCA)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66%가 매일 커피를 마시고 있다. 10명 중 거의 7명이 매일 커피를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커피 매출이 증가하는 이유로 경제학자들은 6월 초부터 뚜렷하게 나타나는 사무실로 복귀 현상을 지목했다. 팬데믹동안 재택근무에서 사무실로 복귀하는 직장인들이 카페인과 달달한 디저트를 선호하면서 경기침체 우려에도 커피전문점이 호황이라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소 수석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틴슬리는 “특히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커피숍에서 지출이 높다”며 “출근길에 모닝 커피 외에도 점심이나 오후에 커피 한 잔을 더 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런 직장인들의 사무실 복귀 영향으로 한인타운 내 커피전문점들은 출근시간이나 점심시간 이후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9.1%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7월에는 8.5%까지 떨어졌는데 커피 가격 상승세는 물가상승보다 빨랐다.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올해 1~6월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한 잔 평균 가격은 4.9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나 올랐다. 집에서 직접 커피를 만드는 비용도 더 올랐다.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커피 가격은 1년 전보다 15.8%, 7월에는 20.3%나 상승했다. 스타벅스 경우 7월 3일부터 9월 3일까지 3개월동안 커피가격이 5% 상승했지만 미전역 매장 매출이 1년 전보다 9% 증가했다. 이은영 기자밥값 커피 커피전문점 호황 기간 커피숍 커피 매출